가끔 특정 지하철역을 지나갈 때면 빵집의 버터 냄새가 코를 스칠 때가 있습니다.
그대로 지나치기 어렵게 만드는 냄새죠.
빵의 풍미를 책임지는 버터.
버터의 종류와 베이킹에서 버터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버터
버터는 고체형 유제품 중 하나로, 신선한 우유나 발효된 크림을 유지방과 유청으로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생크림을 계속 거품을 내면 지방구가 서로 합쳐져서 덩어리로 뭉치고 수분이 분리됩니다. 여기서 뭉쳐진 지방구 덩어리를 모은 것이 바로 버터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버터가 100% 지방으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고 일부 수분이 남아있습니다. 보통 약 80%의 유지방, 18%의 수분, 약 2%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버터의 종류
가염버터 : 소금이 약 1.5%정도 첨가된 버터로 그대로 빵에 발라 먹을 때 좋다.
무염버터 : 소금을 넣지 않고 제조한 버터로 일반적으로 베이킹에 많이 쓰인다.
발효버터 : 크림을 유산균을 활용해 발효시켜 만든 버터. 향과 감칠맛이 있다.
저수분버터 : 일반적인 버터의 수분은 약 16% 이지만, 수분이 14% 전후로 낮은 버터로 제과용이나 페스트리 반죽용으로 쓰인다.
정제버터 : 녹인 버터를 그대로 상온에 두어 유장(수분, 단백질, 당질 등)이 침전되고 노란색을 띠는 유지만을 조심스럽게 건져낸 것을 말합니다. 버터를 가열하면 갈색이 나오는데, 갈색을 내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합니다.
버터의 특징
1) 버터의 가열 : 버터의 내부에는 소량의 단백질과 당질이 있는데, 가열하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향긋한 냄새가 나게 합니다. 이렇게 태운 버터는 보통 휘낭시에를 만들 때 풍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버터를 태울 때는 그을음이 일부 발생하므로 체에 한 번 거른 후에 사용합니다.
2) 버터의 크리밍성 : 버터를 크림 상태로 만들고 설탕을 넣어 섞었을 때 공기를 포집하는 성질을 말하는 것으로, 공기를 포집하면서 노란색이었던 버터는 점차 흰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포집된 공기는 오븐에서 열팽창하면서 반죽이 부풀어 오르게 만듭니다. 버터는 녹으면 이 성질을 잃어버리므로 버터를 크림상태로 만들 때 너무 부드럽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버터를 힘을 주지 않고 눌렀을 때 손가락이 쑥 들어갈 정도까지 녹이는 것이 좋고, 일반적으로 20~23 도면 됩니다.
3) 버터의 쇼트닝성 : 타르트나 쿠키에서 바삭거리는 식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 버터의 쇼트닝성입니다. 버터가 반죽의 표면을 둘러싸 얇은 필름 상태로 분산되어 글루텐 형성을 억제하거나 전분의 결합을 방해해 바삭한 식감이 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성질의 중요한 점은 버터가 얇은 필름 상태로 분산되어야 하므로 버터는 손으로 눌렀을 때 으깨질 정도로만 녹여서 사용해야 합니다(20도 전후).
4) 버터의 가소성 : 가소성은 고체가 외부에서 탄성 한계 이상의 힘을 받아 형태가 바뀐 뒤 그 힘이 없어져도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는 성질을 말합니다. 여기서 버터의 가소성은 페스트리 반죽을 반들 때 버터를 밀대로 밀면 모양이 잘 늘어나고 늘어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성질은 13~18도씨의 제한된 온도에서만 발휘하므로 낮은 온도를 유지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버터와 온도
버터는 고체 지방과 액체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온에서는 고체 지방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온도가 올라가면 액체 지방의 함량이 점차 증가합니다.
고체지방이 대부분을 차지할 때는 분자가 치밀하게 채워져 있는 베타프라임 결정형으로 존재해 안정적이지만, 녹으면 결정구조가 무너지면서 분자 배열이 느슨한 알파형으로 바뀌게 됩니다. 한 번 결정구조가 바뀌고 나면, 다시 버터를 굳힌다고 해도 베타프라임형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냉장고에서 꺼낸 버터를 녹이고 다시 냉장시키고 나면 원래의 매끄러운 질감이 사라지고 버터가 지니고 있는 성질(크리밍성, 쇼트닝성, 가소성 등) 또한 사라지게 됩니다. 버터를 사용할 때는 버터가 필요 이상으로 녹지 않도록 주의하고 녹기 전에 재빨리 반죽을 마치는 게 좋습니다.
버터와 달걀
버터에 달걀을 섞을 때, 한 번에 두 재료를 합쳐서 섞는 것이 아니라 달걀을 조금씩 나누어 섞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유화'가 잘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버터는 유지이고 달걀은 수분이 많기 때문에 기름과 물을 섞고자 하면 분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분리되지 않고 잘 섞이는 과정을 '유화'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 달걀을 여러 차례에 나누어 조금씩 넣는 것입니다.
또한 버터와 달걀의 온도가 유사해야 하므로 상온의 달걀을 사용합니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상태의 달걀을 사용하면 버터가 굳어 분리되기 때문입니다.
※ 만일, 버터에 달걀을 넣는 과정에서 분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면, 밀가루를 일부 넣어 복구할 수 있습니다.
밀가루가 분리된 수분을 흡수하면서 복구가 되는 것입니다. 분리가 완전히 진행됐을 때는 복구가 어려우므로 반죽이 몽글몽글해지기 시작할 때, 약간의 분리가 되는 느낌이 들 때 바로 밀가루를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반죽에 밀가루를 넣고 섞으면 처음에는 수분을 흡수하다가 다음에는 글루텐이 조금 생성되고 반죽이 매끄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이때까지만 섞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오래 섞으면 글루텐이 과도하게 생성되어 반죽이 제대로 부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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